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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 치료 (치근활택술, 침묵의 질환, 가성비 시술)

by 인사이트 log 2026. 6. 12.

 

저는 매년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고 있습니다. 매년 스케일링을 받으니 치아 관리를 아주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하지만 양치할 때 가끔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피곤하면 잇몸이 부어오르는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했습니다. 매년 스케일링을 받으면 치아 관리는 끝난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치과 의사 선생님들 사이에서 스케일링은 '절반의 청소'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온다는 걸 알고 나서, 지난 몇 년간 제가 해온 관리가 얼마나 안일했는지 새삼 실감했습니다. 진짜 위험은 잇몸 속 깊은 곳에 조용히 쌓이고 있었습니다.

치근환택술의 존재: 스케일링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일반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으면 치아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 역시 그 믿음으로 몇 년을 지냈습니다. 양치할 때 가끔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피곤하면 잇몸이 부어올랐지만, '컨디션 탓이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게 잇몸병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건 꿈에도 몰랐습니다.

스케일링은 눈에 보이는 치아 겉면의 치석과 치태(치아 표면에 쌓이는 세균막)를 제거하는 시술입니다. 문제는 진짜 위험한 치석이 잇몸 아래, 치아 뿌리 주변에 숨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제거하기 위한 시술이 바로 치근활택술입니다. 치근활택술이란 얇은 기구를 잇몸 안쪽으로 삽입해 치아 뿌리 표면에 붙어 있는 치석과 오염된 백악질(치아 뿌리를 감싸는 조직)을 깎아내고 매끄럽게 다듬는 시술을 말합니다. 스케일링이 현관 청소라면, 치근활택술은 방 안 구석까지 청소하는 셈입니다.

치근활택술과 유사하게 쓰이는 용어로 치주 소파술이 있습니다. 치주 소파술이란 잇몸 안쪽의 염증 조직과 세균성 부산물을 긁어내는 처치로, 두 시술 모두 치주염(잇몸뼈와 주변 조직에 생기는 만성 염증 질환) 치료의 핵심 단계입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한 번 방문에 15,000원에서 30,000원 선이니, 수백만 원이 드는 임플란트와 비교하면 비용 차이가 극명합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https://www.hira.or.kr)).

제가 이 사실을 진작 알았더라면 진작 요청했을 텐데, 하고 솔직히 후회가 됐습니다. 치과에서 먼저 권해주지 않는 이유도 있습니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수익성이 낮은 데다, 시술 후 일시적으로 이가 시리다는 환자 반응을 의료진이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입니다. 스케일링을 받을 때 "안쪽 잇몸 치료도 받을 수 있나요?"라고 먼저 물어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침묵의 질환: 잇몸병이 무서운 진짜 이유

치주염은 '침묵의 질환'으로 불립니다. 침묵의 질환이란 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병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손쓰기 어려운 단계가 되어서야 비로소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뜻합니다. 충치는 통증이라는 알람을 울려 주지만, 치주염은 잇몸뼈가 절반 이상 녹아내릴 때까지도 통증이 거의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게 가장 무서운 부분이었습니다. 피곤할 때 양치 후 피가 나는 정도는 '으레 있는 일'처럼 여겼는데, 피가 멈춘다고 해서 병이 나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에야 알았습니다. 세균이 잇몸 더 깊숙이 파고들어 치조골(치아를 지탱하는 잇몸뼈)을 조금씩 녹이고 있는 상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한치주과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성인의 절반 이상이 어느 정도의 치주 질환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상당수는 자각 증상 없이 지낸다고 합니다([출처: 대한치주과학회](https://www.perio.or.kr)). 

 

집에서 잇몸 상태를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잇몸 색깔이 건강한 연분홍빛이 아닌 검붉거나 짙은 빨간색인지 확인
- 잇몸이 치아에 밀착되지 않고 물 먹은 스펀지처럼 부어 있는지 확인
- 아침에 입에서 피 맛이 나거나, 양치 시 피가 섞여 나오는지 확인

건강한 잇몸은 칫솔질을 세게 해도 피가 나지 않습니다. 위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지체 없이 치과를 찾는 것이 맞습니다. 저는 솔직히 세 가지 모두 해당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그냥 넘겼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제일 찔렸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가성비 시술의 실체: 치료 후 시림 증상과 똑똑한 치과 이용법

잇몸 치료를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가 '기구를 잇몸 안쪽으로 넣는다'는 공포감입니다. 제가 직접 알아봤을 때도 그 부분이 가장 먼저 걱정됐습니다. 실제로는 국소 마취를 충분히 시행한 뒤 진행하기 때문에 시술 중 통증은 거의 없고, 전악을 한 번에 하지 않고 서너 구역으로 나눠 며칠 간격을 두고 진행하므로 일상생활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시술 후 며칠간 이가 시리거나 치아 사이가 벌어져 보이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부작용이 아닙니다. 이 반응을 치주 치유 반응이라고 합니다. 치주 치유 반응이란 오랜 시간 쌓인 치석이 제거되고 염증으로 부어 있던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치아 뿌리 일부가 노출되는 정상적인 치유 과정을 말합니다. 마치 부목을 제거한 직후 근육이 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회복 중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 증상은 보통 1~2주 내에 사라집니다.

치과를 더 똑똑하게 이용하고 싶다면 아래 두 가지를 기억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1. 스케일링 시 1년에 한 번은 치과용 X-레이 촬영을 함께 요청하세요. X-레이를 통해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치조골 소실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가능하면 평일 낮 시간에 방문하세요. 야간이나 주말·공휴일 진료는 법적으로 30% 할증이 붙어 같은 시술이라도 비용이 더 나옵니다.

만약 치과에서 잇몸을 절개해 깊은 치석을 제거하는 치주 판막 수술을 권한다면, 이는 환자의 생니를 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처치입니다. 치주 판막 수술이란 잇몸을 열어 치아 뿌리 깊숙이 박힌 치석과 괴사 조직을 직접 눈으로 보며 제거하는 수술로, 비수술적 치료로 한계가 있을 때 시행합니다. 이 수술을 권하는 치과라면, 번거로운 치료임에도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곳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치아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자부했던 저에게 '스케일링은 절반의 청소'라는 말은 꽤 큰 충격이었습니다. 비싼 잇몸 영양제를 찾아 헤매기 전에, 다음 치과 방문 때 "안쪽 잇몸 치료도 받을 수 있나요?"라는 한마디를 먼저 꺼내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도 다음 스케일링 예약 때 평일 낮 시간을 잡고, X-레이 촬영과 잇몸 치료를 함께 요청해 보시길 권합니다. 수백만 원짜리 임플란트를 막는 데 이만한 가성비가 없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잇몸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반드시 치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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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UywzoxPxw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