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다이어트를 꽤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진짜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는데요. 저를 위로?해주는 연구결과를 보게 됬습니다. 저체중이 비만보다 사망률이 높다고 합니다. 이 말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동안 '마른 몸 = 건강'이라는 공식을 의심 없이 믿어왔던 터라,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이 제 상식과 정반대였기 때문입니다. 요즘 연예인들이나 인플루언서들 중 마른 사람들도 위고비나 마운자로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비만 치료제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그리고 제가 직접 부딪히며 깨달은 것들을 풀어봤습니다.
비만 치료제 오남용의 위험
일반적으로 비만 치료제는 살이 많이 찐 사람들만 쓰는 약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정상 체중이거나 심지어 저체중에 가까운 사람들이 비급여 처방으로 구해 쓰는 경우가 훨씬 심각한 문제입니다. 저도 한때 그 유혹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빠지면 되는데'라는 생각으로 식욕억제제를 알아본 적이 있으니까요.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의 양대 축은 위고비와 마운자로입니다. 두 약물 모두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인데, GLP-1이란 식사 후 소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으로 혈당을 낮추고 포만감을 유도하는 물질입니다. 쉽게 말해 뇌에 "배부르다"는 신호를 강하게 보내 식욕을 떨어뜨리는 방식입니다. 삭센다가 약 8%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데 비해, 위고비는 14%, 마운자로는 20% 이상의 감량 효과를 보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약 중에서는 마운자로의 효능이 가장 뛰어납니다.
그런데 이 약들에는 분명한 부작용이 따릅니다. 위 배출 지연이 생기면서 변비, 구토, 설사 같은 소화기계 증상이 흔하고, 드물게는 췌장염이나 담낭염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더 주의해야 할 부분은 중추신경계 영향입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에는 우울감이나 자살 충동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가 공식적으로 붙어 있습니다. 임상 시험에서 유의미한 수치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출시 후 관찰에서 부작용이 확인되면 퇴출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특히 방송인 박나래 씨로 유명해진 나비약, 즉 펜터민은 제가 직접 써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컨디션이 좋아지는 느낌이 강해서 처음에는 '이게 왜 문제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암페타민과 화학식이 유사한 중추신경계 교감신경 흥분제였습니다. 교감신경 흥분제란 우리 몸을 '위기 상황'으로 착각하게 만들어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인데, 혈압과 맥박을 높이고 과용량 시 정신증(망상, 환각)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중단하면 금단 증상으로 우울증이 오기도 합니다. BMI 30 이상인 사람에게 4주까지만 처방하도록 권고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약물 복용 기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BMI 30 이상: 적극적인 약물 치료 고려
- BMI 27 이상 + 고혈압·당뇨·고지혈증 중 1개 이상: 10% 감량을 목표로 치료 검토
- BMI 정상 범위(20·30대 여성 포함): 비만 치료제보다 저체중 위험을 먼저 점검
여기서 BMI란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로,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입니다. 단순한 수치이지만 임상에서 약물 처방 기준으로 널리 쓰입니다. 국내 비만 진료 지침도 이 기준을 따르고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고시한 비만약 급여 기준 역시 BMI 수치와 동반 질환 여부를 핵심 요건으로 삼고 있습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https://www.hira.or.kr)).
저체중이 더 위험하다는 불편한 사실
주변 여성들 대부분이 자신이 살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BMI를 계산해보면 정상 하단이거나 저체중인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리고 의학 데이터는 우리의 미용 감각과 정반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1970년대에는 BMI 정상 범위인 사람이 가장 오래 살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 세계 연구들을 보면 과체중과 비만 1도 구간이 오히려 장수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저체중은 정상 체중보다 사망률이 높은 군으로 분류됩니다. BMI 약 26 정도가 장수에 가장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이 경향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 세계 공통으로 확인됩니다. 실제로 비만과 심혈관 사망률의 관계를 분석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도 저체중군의 사망 위험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패턴이 반복 관찰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비만학회](https://www.kosso.or.kr)).
그렇다면 왜 가이드라인은 바뀌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는 '과체중도 괜찮다'는 메시지가 비만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입니다. 공중보건 메시지와 개인 건강 최적화 사이의 간극이 여기서 생깁니다.
비만 역설이라는 개념이 이 지점을 설명합니다. 비만 역설이란 특정 질환 환자에서 체중이 다소 높은 군이 정상 체중군보다 예후가 좋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통계 오류로 여겨졌지만, 반복 연구를 통해 실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 개념을 알고 나서 '60kg을 목표로 뺀다'는 집착에서 처음으로 조금 자유로워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먹는 비만 치료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먹는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주사제와 약효 차이가 상당합니다. 위고비 같은 약은 펩타이드 기반의 호르몬제인데, 펩타이드란 아미노산이 짧게 연결된 단백질 유사 구조물로, 우리 몸이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해버리기 때문에 먹는 형태로 흡수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제조사가 위벽 흡수율을 0.4%에서 1%로 끌어올리는 기술 혁신을 이뤘지만, 그럼에도 주사제 투여량의 약 73배를 먹어야 비슷한 효과가 납니다. 솔직히 이건 '혁신'이라기보다는 한계를 기술로 우회한 수준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FDA 승인 심사 중인 올포리프론이라는 새 성분은 먹는 위고비를 뛰어넘는 약효가 기대되고 있어, 경구용 비만 치료제의 진짜 혁신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정리하면, 비만 치료제는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의 위험을 낮추기 위한 의학적 도구입니다. 미용 목적으로 접근하는 순간, 이득은 거의 없고 부작용만 고스란히 감수하게 됩니다.
비만 치료제는 내 체중 숫자를 줄여주는 도구가 아니라, 대사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학적 선택입니다. BMI와 동반 질환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한 뒤에 결정하는 것이 맞습니다. 저는 이번에 펜터민의 위험성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과거 제가 얼마나 안일하게 약을 바라봤는지 새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마운자로나 위고비가 필요한 상황이 오더라도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할 것이고, 그보다 먼저 꾸준한 운동과 식단으로 기반을 다져보려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약물 복용 여부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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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s1-y9XlmKE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