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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와 ADHD (도파민 회로, 조용한 뇌, 무쾌감증)

by 인사이트 log 2026. 6. 18.

마운자로와 adhd

 

제 주변 지인들 중에 마운자로를 맞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마운자로를 그냥 살 빼는 주사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ADHD와 중독 치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신기하기도 하고 관심이 관심이 갔습니다. 저도 진단을 받지는 않았지만, 조용한 성인 adhd가 의심되기 때문인데요. 비만 치료제가 도파민 회로를 건드려 '조용한 뇌'를 만든다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마운자로가 도파민 회로에 작용하는 방식

저는 ADHD 진단을 받지는 않았지만 늘 머릿속이 시끄러웠습니다. 여러 라디오 채널이 동시에 켜진 것처럼 생각이 흩어지고, 자극을 쫓느라 에너지는 바닥나는데 정작 해야 할 일에는 손이 안 가는 날들이 반복됐습니다. 그러다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가 뇌에 작용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관심이 가고 흥미가 생겼습니다.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 두 경로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입니다. 여기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이란 식후 장에서 분비되어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말하고,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펩타이드)는 인슐린 분비를 돕고 지방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입니다. 이 두 경로를 동시에 자극한다는 점이 기존의 GLP-1 단독 작용제인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뇌에서의 작용을 보면, 티르제파타이드는 시상하부의 식욕 중추를 억제하는 것을 넘어, 중뇌 보상 회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중뇌 보상 회로란 도파민을 분비해 쾌감과 동기를 만들어 내는 신경 경로로, 중독과 충동 조절의 핵심 통로입니다. 마운자로는 이 회로에서 도파민 뉴런의 흥분 신호를 줄이고, 억제 신호를 증폭시킵니다. 결과적으로 강한 자극이 들어와도 도파민 스파이크, 즉 도파민이 폭발적으로 치솟는 현상이 억제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하나 있습니다. 마운자로는 도파민의 기저 농도 자체를 높이는 게 아닙니다.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 계열 약물이 도파민의 기본 농도를 끌어올려 집중력을 직접 향상시키는 것과는 방향이 다릅니다. 마운자로가 하는 일은 도파민의 변동 폭, 즉 변동성을 줄이는 것입니다. 자극이 와도 뇌가 예전만큼 크게 반응하지 않으니,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아 헤매는 '사냥꾼의 뇌'가 조용해지는 것입니다.

제가 이 기전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 쳤던 건, 제 ADHD 증상의 상당 부분이 전두엽 기능 저하 못지않게 충동성과 갈망에서 비롯된다는 느낌을 평소에도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집중력 자체보다는 자꾸 다른 데로 끌려가는 그 충동을 먼저 잡을 수 있다면, 나머지는 훨씬 수월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GLP-1 계열 약물 사용자들에서 알코올 섭취량 감소와 재발률 저하가 관찰되었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는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다'는 뇌의 조건화 학습이 약화되는 효과로 설명됩니다([출처: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 NIDA](https://nida.nih.gov)). 비만, ADHD, 알코올 중독이 결국 도파민 회로라는 같은 뿌리를 공유한다는 시각이 조금씩 임상 데이터로 뒷받침되고 있는 셈입니다.

마운자로의 또 다른 특징은 GIP 수용체 작용이 뇌의 신경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신경 염증이란 뇌 신경계에서 발생하는 만성적인 염증 반응으로, 우울증이나 인지 기능 저하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부분이 단순 GLP-1 제제와 차별화되는 지점으로, 기분 및 인지 관련 시너지 가능성이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마운자로가 ADHD와 중독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도파민 스파이크 억제로 충동성 및 갈망 감소
- 중뇌 보상 회로 안정화를 통해 '조용한 뇌' 효과
- GIP 수용체 작용을 통한 신경 염증 완화 가능성
- 알코올 등 중독 행동 빈도 감소 (리얼월드 데이터 보고)

무쾌감증을 빠뜨리지 않으려면

마운자로를 알아보면서 부작용 목록에 무쾌감증(Anhedonia)이 포함될 수 있다는 내용을 읽었을 때, 처음엔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좀 더 찾아볼수록 이 부분이 가볍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무쾌감증이란 기쁨이나 즐거움을 경험하는 능력이 둔해지거나 사라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도파민이 중독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삶의 활력과 동기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마운자로가 도파민 스파이크를 충분히 억제하면, 충동적인 과식이나 스크롤 중독만 사라지는 게 아니라 친한 친구와의 대화에서 오는 기쁨, 좋아하는 드라마를 볼 때의 설렘, 성욕까지 함께 무뎌질 수 있습니다. 약이 보상 회로를 너무 강하게 눌러버리면 삶 전체가 밋밋해지는 것입니다.

저처럼 ADHD와 함께 우울감을 동반하는 경우라면 이 부분이 특히 신경 쓰입니다. 마운자로는 현재 공식적으로 ADHD나 우울증 치료제로 허가된 약이 아닙니다. 위고비의 초기 보고에서 우울증 및 자살 사고 사례가 언급된 바 있었고, 이후 추가 연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위험 증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개인차가 존재한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출처: 미국 식품의약국 FDA](https://www.fda.gov)). 따라서 우울증 병력이 있거나 현재 무기력함을 느끼는 분이라면 투여 전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고, 복용 중에도 기분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종류의 약물 정보를 접할 때 가장 위험한 건 '나한테 딱 맞는 해결책을 드디어 찾았다'는 확신입니다. ADHD와 우울감으로 오래 지쳐 있다 보면, 새로운 가능성이 보였을 때 과도하게 매달리고 싶어집니다. 저도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그 감정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마운자로는 충동의 파도를 낮춰줄 수 있는 도구일 뿐, 파도가 잠잠해진 그 시간에 무엇을 쌓아 올리는지는 결국 저 자신의 몫입니다.

마운자로가 아직 ADHD 치료제로 단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 만큼, 이 약을 선택하기 전에 스스로 체크해볼 항목들을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현재 우울증 진단을 받았거나 과거 병력이 있는지
- 무기력함이나 의욕 저하가 이미 일상에서 두드러지는지
- 전문의와 충분한 사전 상담이 가능한 환경인지
- 약물 외에 병행할 수 있는 치료 계획이 있는지

차분해진 뇌는 시작점일 뿐입니다. 그 안을 무엇으로 채울지는 약이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그것이 마운자로에 대한 저의 솔직한 결론입니다.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먼저 상담하시고, 본인의 기분 상태와 병력을 충분히 공유한 뒤 신중하게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약물 복용 여부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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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sj5gTs5-i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