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가끔 가슴이 묵직하거나 답답해서 숨을 크게 내쉰 경험이 많습니다. 퇴근길에 아이를 안고 걷던 중, 가슴 한가운데가 묵직하게 조여드는 통증을 느낀 적도 있습니다. '그냥 피곤해서 그렇겠지'라고 넘겼지만, 지병도 없던 40대가 화장실에서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받아야 했던 이야기를 접한 뒤로는 더 이상 그렇게 무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건강을 자신하던 사람도 예고 없이 쓰러질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전조 증상을 무시하면 생기는 일
급성 심근경색은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어야 걸리는 병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특별한 기저질환도, 고지혈증 약도 복용하지 않았던 분이 출근길에 쓰러져 자동 심장 충격기(AED)까지 사용해야 했던 장면을 보면서 그 편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심장에는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있습니다. 관상동맥이란 심장 근육을 둘러싸고 흐르는 세 가지 동맥으로, 심장이 쉬지 않고 뛸 수 있도록 혈액을 공급하는 핵심 혈관입니다. 30~40대부터 혈관 내벽에 지방이 쌓이는 동맥경화가 시작되는데, 어느 순간 그 지방층이 터지면서 혈전이 만들어지고 혈관을 완전히 막아버리는 것이 바로 급성 심근경색증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더 무서운 건 전조 증상이 너무 평범하다는 점입니다. 가슴이 조금 답답한 것, 퇴근 후 숨이 살짝 차는 것. 이게 심근경색의 신호일 수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심전도 검사를 해보면 ST 분절 상승 여부로 심장 근육의 괴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ST 분절이란 심장이 수축하고 이완하는 전기 신호 파형에서 특정 구간을 가리키는데, 관상동맥이 막히면 이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상승합니다. 이를 ST 분절 상승 급성 심근경색증(STEMI)이라 부르며, 확인 즉시 혈관을 뚫는 시술이 최우선입니다.
업무와 육아를 병행하면서 가끔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차는 느낌을 받았을 때, 그저 스트레스 탓이라 치부했던 지난날이 떠오릅니다. 증상이 자주 반복되거나 강도가 세진다면 그냥 넘기면 안 된다는 것을 이제는 뼈저리게 압니다. 실제로 급성 심근경색증의 초기 사망률은 30%에 달하고,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하는 경우도 5~10%나 됩니다([출처: 대한심장학회](https://www.circulation.or.kr)). 이는 단순히 나이 든 분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눈꺼풀에 황반종이 생긴다면 고콜레스테롤 혈증을 의심해볼 수 있고, 다리가 차갑고 창백하다면 말초 혈관 질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말초 혈관 질환이란 심장에서 멀리 있는 팔다리의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 경우 심혈관 질환을 동반할 확률이 높아 적극적인 검사가 필요합니다. 귓불 주름(프랭크 징후)도 혈관 건강과 연관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만 보고 단정 짓기보다는 여러 신호를 종합해서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전조 증상이 나타날 때 주의해야 할 신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가슴이 묵직하게 조여드는 느낌이 반복된다
- 숨이 갑자기 차거나 식은땀이 나는 상황이 잦아진다
- 눈꺼풀에 황반종이 생기거나 다리가 창백하고 차갑다
- 귓불 주름이 뚜렷하게 생겼고 다른 심혈관 위험 요인도 있다
골드 타임과 응급 대처법


제 경험상 이건 좀 달랐습니다. 응급 상황에서 뭘 해야 하는지 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 상황을 마주하면 순간 멍해질 것 같다는 걸 솔직히 인정해야 했습니다. 특히 쓰러진 사람을 보고 당황해서 혀를 빼내려 손가락을 입안에 넣거나 니트로글리세린 같은 약을 억지로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위험합니다. 환자의 턱을 약간 치켜들고 머리를 뒤로 젖히는 것만으로도 혀가 기도를 막는 상황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1. 즉시 119에 신고한다
2. 심장 마사지(흉부 압박 CPR)를 시작한다
3. 주변의 자동 심장 충격기(AED)를 찾아 사용한다
여기서 자동 심장 충격기(AED)란 심실 세동 상태의 심장에 전기 충격을 주어 정상 리듬을 되찾게 하는 장치입니다. 사용 방법이 음성 안내로 제공되기 때문에 의료 전문가가 아니어도 사용할 수 있으며, 공공장소와 지하철역 등에 의무적으로 비치되어 있습니다. 국내에서 한 해 3만 명 이상의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지만 생존율은 7.5%에 불과하다는 통계를 보면([출처: 질병관리청](https://www.kdca.go.kr)), 목격자의 초기 대응이 얼마나 결정적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심인성 쇼크 상황에서는 혈관 내 미세축 심실 보조 장치를 삽입하는 시술이 이루어집니다. 심실 보조 장치란 약해진 심장을 대신해 혈액을 강제로 밀어올려 전신 순환을 유지시키는 기계 장치로, 사망률이 50%를 넘는 심인성 쇼크 상황에서 시술 시간을 버텨낼 수 있게 해줍니다. 관상동맥 중재술은 손목의 요골동맥에 가느다란 카테터를 넣어 막힌 혈관에 접근한 뒤 금속 스텐트로 혈관을 지지하는 방식입니다. 카테터란 혈관 안으로 삽입하는 가는 관으로, 직접 절개하지 않고도 심장 혈관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도구입니다.
병원 응급실 앞에서 심근경색이 발생한 환자가 15분 만에 혈관을 뚫고 심장 기능을 거의 정상으로 회복했다는 사례는, 골든 타임이 단순한 표현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빠를수록 살 수 있고, 늦을수록 심장 근육은 돌이킬 수 없이 괴사합니다.
이 글을 쓰고 나서 바로 가족 단체 채팅방에 AED 사용법 영상 링크를 올렸습니다. 아내와 함께 근처 AED 위치도 확인했고, 다음 달 건강검진도 미루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흘려보내지 않는 것, 그리고 혹시라도 옆에 쓰러지는 사람이 생겼을 때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 되지 않는 것. 그게 저와 제 가족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은 자신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확인하고 대비하는 것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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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sDQuqvIrccg